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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영화

✨영화 남한산성(The Fortress.2017) 줄거리 두 남자의 선택과 조선의 운명

 

영화 남한산성 (The Fortress, 2017) 흔들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담긴 인물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칼날의 끝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남자


여기 두 남자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념과 가치관을 가진 두 남자는 마치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고속열차와 같습니다. 피할 수 없는 숙명에 그 두 남자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조선의 왕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 후 청에 항전을 하게 됩니다. 고려가 강화도에서 대몽항쟁을 했듯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근왕병을 모아 청에 대적하고 전세를 유리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계절적으로 겨울이기에 버티면 지친 청이 철수하거나 전국의 근왕병의 준비 시간을 벌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근왕병의 승리를 예상하는 장밋빛 포트폴리오입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남한산성 전략은 대실패로 돌아갑니다. 조선은 너무 순수했고 청은 산전수전 다  겪은 전쟁의 선수들이었습니다. 조선의 전략을 눈치 챈 청의 매복에 근왕병들은 곳곳에서 전멸을 당합니다.

전쟁이 진행 중이어도 수만의 목숨이 위태로워도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된다


남한산성에서 항전 중인 인조와 신하들은 항전과 협상이라는 투트랙(two track)으로 청에  대적합니다. 실리를 추구하는 이조판서 최명길과 척화파는 협상을 통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와 반대로 김상헌 주화파는 남한산성에서 결사항전과 근왕병을 모집 전쟁을 수행합니다. 

이조판서 최명길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살기 위해서는 가지 못할 길이 없고, 적의 아가리 속에서도 분명 삶의 길이 있을 것입니다." "살아야만 걸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이지요" "백성과 임금이 함께 걸어갈 길이지요" "신의 문서는 글이 아니라 길이옵니다. 전하께서 밟고 걸어가셔야 할 길이옵니다." "전하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는것 같이, 약한자 또한 살아남기 위해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

예조판서 김상헌 

"삶과 죽음에도 아름다운 자리가 있을 텐데 하필 적의 아가리속이겠사옵나이까." "백성을 위한 삶의 길이란, 낡은 것들이 모두 사라지는 세상에서 열리는 것이오. 그대도 나도 그리고 세운 임금까지도 말이오. 그것이 내가 이 성안에서 깨닭은 것이오" "신은 차라리 가벼운 죽음으로 죽음보다 무거운 삶을 지탱하지 하고자 하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사사건건 대립을 하게 됩니다. 내부적으로는 흔들리는 남한산성은 결국 그 문을 열어 항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어쩌면 외부의 근왕병들이 지리멸멸 했듯 내부도 그들의 전략에 먼저 무너지지 않았을까요. 모든 게 청의 스토리가 아니었을까요.

맹자에 '지리불여인화'라는 말이 나옵니다. 천시와 지리도 인화만 못하다는 말로 때를 잘 만나 운이 좋아 하늘이 도와주는 듯하고 물자가 풍요롭고 전쟁의 지리적 이점을 선점하여 땅의 이익을 얻는다 하더라도 인화가 안 되어 내부 분열과 갈등과 시기, 질투가 있다면 결코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나의 사건에 과 두 사람 그리고 분산된 시선이 주는 이야기

영화는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의 명분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 김훈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 합니다. 절박한 상황, 그 극한에서 보여주는 인물들의 흔들림은 마치 서천 갈대숲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느낌입니다. 바람보다 먼저 움직이고 사그락 소리를 내는 갈대들처럼 그러나 결코 바람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그런 갈대 말입니다.


삶과 죽음과 명예와 실리가 모두 살아 숨 쉬는 영화 남한산성입니다. 1636년 병자호란, 그날의 차가운 삭풍 속으로 당신을 초대하면서 영화 남한산성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